서정주 시 푸르른 날 가사 - 송창식 곡, 김 효근 곡
가수 송창식이 불러 유명해진 시가 있습니다
눈 부시도록 푸르른 생명의 절정에서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과 또 순환해 가는 삶과 죽음을 노래하고 있는
서정주 시인의 푸르른 날을 감상해 보겠습니다
서정주 (미당 徐廷柱, 1915~2000)
일제 강점기 시인, 교육자입니다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벽>이 당선되어 등단했습니다
대한민국예술원상 (1968)
국민훈장 모란장 (1971)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상 (1992)
을 수상했습니다
한국적 이미지와 언어를 창조적으로 구현하며 한국 현대시 형성에 큰 공헌을 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불교적 세계관과 민족족 정서, 생명력 있는 시어 등은 높은 문학성으로 인정받습니다
<화사집>, <귀촉도>, <시선>, <신라초>, <동천> 등 시집에 1천여 편의 시를 발표했습니다
푸르른날
1968년 시집 <동천>에 수록되었습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송창식 (1947~)
한국적 정서를 살린 음악과 개성있는 가창력으로 큰 인기를 끌며 세시봉 멤버와 트윈폴리오로 활동한 가수,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서울예고 성악과에 수석입학을한 송창식은 음악인들에게 그의 가창실력과 예술성이 뛰어난 작사, 작곡의 천재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중학교 시절 서정주 시인의 강의를 듣고 시에 대한 교훈을 깊이 담아 두고 있다가 뒤에 성인이 되어 시인과 만나게 되어 <푸르른 날>의 작곡 허락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로도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고 1990년 <선운사>를 서정주에게 헌정하기도 했습니다
송창식 푸르른 날
부산하모니합창단 송창식 곡 푸르른 날
김효근
노래하는 경제학자로 알려진 작곡가 김효근
서울대 경영학과 3학년 재학시절 MBC 대학 가곡제에서 '눈'(작사, 작곡)으로 대상을 받았습니다
세월호 추모곡으로도 널리 알려진 '내 영혼 바람 되어'외에 '사랑의 꿈', '첫사랑' 등 아름답고 서정적인 가곡들을 발표했습니다
김효근은 이미 너무나 유명한 노래 푸르른 날의 작곡 계기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움의 정서를 표현한 우리의 명시 ‘푸르른 날’에는 읽으면 읽을수록 슬픔의 미학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점점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되었어요. 어딘가에 살아 있지만 만날 수 없는 대상을 그리워할 때, 우리는 저도 모르게 애틋해지고 설레지요. 언젠가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그러나 만일 이 세상에 함께 있지 않은 그 누군가를 그리워할 때, 특히나 그 누군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을수록 다시는 그 대상을 볼 수 없다면 그 그리움의 색깔에는 어느덧 슬픔과 안타까움이 묻게 되는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죽고서 네가 살아남아 있거나, 네가 죽고서 내가 살아남아 있을 때 맞게 되는 가을, 겨울 그리고 새봄에 생자가 마주한 푸르른 날에 슬픔의 미학이 담긴 우리 가곡이 있어도 좋겠다는 마음으로 곡을 만들게 되었어요...”
테너 유채훈 - 김효근 곡 푸르른 날